“한국에 시집오길 정말 잘 한 것 같습니다. 친정에 새 집을 지어 주게 돼 가슴속 응어리가 녹은 것 같습니다.”
지난 2007년 예천군 용궁면 월오리로 시집 온 베트남 이주여성 레티두옌(28)씨는 남편 안경식(49)씨와 함께 친정에 새 집을 선물하고 왔다.
새마을운동예천군지회가 다문화가정 정착을 위해 ‘해외지원사업’을 펼친 덕분이다.
군 지회 간부와 읍?면 회장 등 25명은 지난 15일 베트남에 출국, 16일 레티두옌의 친정을 찾았다. 군 지회의 항공료 지원으로 레티두옌 씨도 남편과 함께 친정을 방문했다. 결혼한 지 4년만이다.
친정에서 가족?이웃을 만나 기쁨의 눈물을 터뜨린 레티두옌 씨는 현대식으로 지어지는 새 집을 둘러보고 군 지회 간부들에게 연신 고맙다는 인사의 말을 건네며 기뻐했다고 한다.
레티두옌의 친정은 베트남 하이퐁(hai-phong) 외곽에 있다. 이곳은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100km로 떨어진 항구도시로 차로 3시간 거리다.
군지회는 지난 5월부터 레티두옌 친정집에서 새로 마련한 땅에 100㎡의 새 벽돌집을 지어 주고 있다. 이 집은 현대식 화장실과 목욕탕, 주방 등을 갖춘 1층 집으로 이달 중순 완공했다.
좁고 낡은 집에서 그동안 불편하게 살아 온 레티두옌의 부모, 형제 등 가족 10여 명은 이사를 앞두고 들떠 있다고 전해졌다.
이들은 군 지회 간부 등이 방문하자 이웃들과 함께 마련한 음식을 대접하는 등 환영과 고마움을 표시했다.
군 지회는 또 십시일반 돈을 마련해 그곳 어린이에게 학용품도 전달했다.
결혼이주여성 한국정착을 돕기 위한 ‘다문화 가정 친정 집 지어주기’는 새마을지회예천군지회가 지난 2008년 전국 최초를 실시했으며 올해로 4번째다. 2008년은 베트남 타이빈시 타이투이군에서, 2009년은 박리에우에서, 2010년은 안짱에서 각각 집 짓기 행사를 실시했다.
박병창 지회장은 “베트남출신 여성들이 큰 꿈을 안고 시집을 왔으나 고생하고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며“이들에게 열심히 살아갈 용기를 심어 주기위해 이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조성이 바로 새마을 운동의 세계화가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안씨 부부는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모범적인 가정을 꾸려 이번 지원대상자로 선정됐다. 레티두옌는 현재 남편의 농사일을 도와 가며 국적취득 시험을 위해 우리 말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군 지회는 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 결혼이주여성에게 용기를 북돋우고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높여 갈 방침이다.
한편 예천군에 사는 결혼이주여성 301명 중 183명이 베트남 출신이다.